제목 | 찬샘골의 물고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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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민속/전설 |
내용 | 찬샘골의 물고기 미산면 풍산리에 유씨들만이 사는 마을이 있었다. 한때 크게 살던 집안이었으나 벼슬길에 진저리가 나서 이곳에 정착한 한 유씨가 조용히 은거하면서 대를 이은 후손들이었다. 후손들은 자꾸 퍼져 나갔고 또한 들이 기름지고 해서 이곳에 정착한 유씨들은 부유하게 잘살게 되었다. 그들은 한시(漢詩)대신 타령(打鈴)을 즐겼고 어쩐일인지 농사를 짓는 것을 천하의 낙천으로 알고 지냈었다. 그들이 풍족하게 사는 어느해 가뭄이 들기 시작했었다. 농사군 처놓고 제일 무서운 것이 가뭄이지만 정말 땅이 갈라지는 가뭄에는 견디기가 어려웠다. 더구나 논에 댈 물이 끊기고 냇물이 마르는가 하면 샘물이 마 르기 시작하는데 정말 고통이 심했었다. 한해 가뭄이 들더니 다음해도 가뭄이었다. 산의 나무는 말라 비틀어졌고 온천지가 햇빛 뿐이었다. 그래서 물을 찾는 마을 사람들은 목이타서 물을 찾아 외치고 다녔다. 그렇게 고통스럽던 어느날 이곳에 사는 한 아낙네가 목이 타서 바가지를 들고 들에 나왔다가 이상하게도 말라 비틀어진 숲속이 축축한 것을 발견하고 거기를 팠었다. 헌데 신기하게도 풀부리를 뽑고 모래를 걷어 내자 거기엔 텅빈 공간이 있었고 물이 고여 있었다. 아낙네는 기뻐서 어쩔줄을 모르고 모래가 가라 앉은 다음 물을 한바가지 펐다. 오랜만에 물을 구경한 아낙네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고 물을 퍼서 마실라는데 바가지 속에 고기가 한 마리 떠있었다. 아낙네는 이 상하게 생각하고 물고기를 물속에 넣었다. 그리고 다시 크게 물을 한바가지 퍼서 집에 가지고 갈려고 물을 푸는데 또 그 고기가 바가지 속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아낙네는 오랜만에 보는 물고기고 해서 집에와서 그 물고기를 빈 항아리 속에 넣어 두고 다음 물을 길어다가 항아리를 물로 채워서 놀게 하고 다시 밥을 하기 위해 물을 푸러 갔더니 이상하게도 고기가 있던 거기엔 물이 쭉 빠지고 하나도 없었다. 아낙네는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돌아와선 항아리에서 물을 퍼서 밥을 할려고 항아리에 바가지를 넣었더니 물고기가 뛰면서 바삐 요동을 하므로 물을 푸지않고 삼십리나 되는 개울을 찾아가서 물을 길어다가 밥을 했었다. 물이 마른 마을에선 앉으나 서나 물타령을 하다가 이번에는 양식타령을 하게되었다. 큰 부자가 사는 마을이었지만 한 씨족이 뭉쳐서 사는 마을에 서로 곡식을 나누워 먹다보니 2년 가뭄에 곡간도 바닥이 났었다. 물걱정과 양식걱정에 마을사람들은 먹을 것을 먹지 못하고 모두 얼굴이 누렇게 뜨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고기를 항아리에 키우는 아낙네집에 물이 항아리에 가득있고 물고기도 한 마리 있다는 소문을 들은 마을사람들은 아낙네 집에 몰려와선 물을 달라고 아우성 쳤고 고기를 잡아 먹자고 떠들어 댔다. 허나 아낙네는 한사코 그럴수 없다고 뿌리쳤으며 차라리 그 항아리를 비울라면 자기를 죽인다음 항아리를 비우라고 까지 말을 했다. 마을사람들은 할수없이 욕찌거리를 퍼부우면서 돌아갔지만 아낙네는 그런것에 아랑곳 없이 항아리 물고기가 잘 크기만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날 한밤중에 집에 도적이 들더니 도적들은 항아리 물을 푸기 위해서 마루 가까이 오르는 것이었다. 도적들은 한손에 바가지와 한손에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아낙네는 도적이 가까이 오자 이불을 들고 나와서 항아리를 덮었다. 그리고 몽둥이를 휘두르는 도적들로부터 매를 맞으면서도 항아리를 이불로 덮어 씌워놓고 항아리와 물고기를 지켰다. 그 다음날도 도적이 들어선 항아리를 깰려고 몽둥이를 휘둘렀다. 그 다음날도 항아리 물을 노 리는 도적들이 또 들었다. 아낙네는 이대로 가다가는 항아리가 깨지고 고기가 죽게 되겠다고 생각한후 새벽에 남몰래 먼저 고기를 잡았던 숲속에 가서 땅을 파고 항아리를 묻은 다음 고기를 넣었다. 아낙네가 항아리를 묻은 그날 아침 들가운데서 물이 나왔다고 소리치는 사람이 있어 방문을 열어봤다. 물이 나왔다고 소리치는 장소는 그녀가 항아리를 묻었던 장소였다. 그녀도 신발도 신지 못한채 맨발 로 뛰어 가봤다. 자기가 항아리를 묻은 아랫쪽으로 물이 졸졸 나오고 있었다. 물은 조금씩 흐르다가 콸콸 나오기 시작했다. 마을에서 그 물로 목을 축이고 이틀째 되던날 하늘엔 먹구름이 끼고 천둥이 울리더니 비 가 오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내리는 비였다. 어느듯 산과 들의 나무도 푸릇하게 옷을 갈아입었다. 비가 개이자 아낙네가 항아리를 묻었던 자리에선 물이 땅에서 콸콸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여기에 샘을 파는데 언뜻 한쪽을 바라보니 고기를 키웠던 아낙네의 집은 없어졌고 그 아낙네는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한다. 물고기 한 마리의 목숨이라도 아끼는 아낙네가 살았기에 그래서 마을엔 그후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찬샘이 생겼고 찬샘속엔 지금도 물고기가 살고있으며 가끔 자기를 살려준 아낙네가 선녀가 되어 여기에 내려와 선 물고기와 놀다간다 해서 선천이라고도 부른다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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